누군가를 만나는 데 있어 첫 만남이 가장 떨리고 순수해집니다.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학교 선배로 인사한 그 사람, 우연히 회사 앞 카페에 들러 첫눈에 반한 그녀, 누군가의 소개로 만났던 그. 첫 만남의 계기와 이유야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변하겠지만, 떨렸던 그 마음은 그 어느 시대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첫 만남이 어떻게 변했는지, 과거와 현재의 첫 만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봐요!
과거에는 어떻게 처음 만났을까?
옛날엔 지금처럼 개인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시시각각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더 애틋하고 아련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클래식>이나 <건축학개론>, <써니> <말죽거리 잔혹사> 그리고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 우리가 겪지 않아도 그때 상황을 잘 알 수 있죠. 심야 라디오에 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진 DJ의 말 한마디에 가슴 설레고, 다방 DJ 역시 옛날 소녀들의 아이돌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떻게 처음 만났을까요?
-우연히
지금이 1970, 80년대이고 당신이 우연히 길 가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했다면 즉시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 앞에 떨어뜨려 주세요. 그러면 상대는 뒤돌아보며 “저기요, 손수건 떨어뜨리셨어요!”라고 말하겠죠. 그때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예쁜 미소를 짓고 “감사합니다.”라며 슬그머니 아이컨택을 해주세요. 혹은 버스를 타다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이상형을 만났다면 자신이 내릴 버스정류장의 벨을 누른 후 “저… 이번에 내려요.”라고 귓가에 속삭여 주세요. 당신이 마음에 든다면 상대도 따라 내릴 거예요. 굉장히 오글거리는 방법이라고요? 옛날엔 이런 게 먹혔답니다!
-단체미팅
단체미팅은 지금도 많이 하고 있죠? 하지만 요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옛날엔 자신의 소지품을 하나씩 꺼내 짝을 정하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끼리 소지품을 나눠 갖는 식으로 굉장히 순수하게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미팅도 술집보다는 다방처럼 건전한 곳에서 이뤄졌고, 끝나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바로 번호를 묻는 게 아니라 집 전화나 주소를 묻곤 했었어요.
-고고장 또는 나이트
학생들의 유일한 탈출구, 고고장 또는 나이트! 지금의 클럽처럼 휘황찬란한 사이키 조명에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광란의 공간인 고고장에서 많은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남자들은 블루진,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서 열심히 춤을 췄는데요. 하지만 그 당시 고고장은 ‘노터치’가 암묵적인 룰이었다고 하네요. 상대의 의사를 무시한 신체 접촉은 금물이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커플이 탄생했을까요? 바로 ‘블루스’입니다. 시끄러운 음악이 계속되다가 그 열정을 잠시 식히는 시간인 블루스 타임에는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데요. 이때 아까 춤을 추며 눈여겨 보았던 이성에게 다가가 “블루스 한번 추시죠?”라며 들이댈 수 있었습니다.
-아날로그
메일이나 메신저 톡을 보낼 수 없었던 옛날의 유일한 소통 수단은 가족들과 함께 사용하는 집 전화 혹은 편지였어요. 그래서 과거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남자 혹은 여자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혹시나 부모님이 받으실까 항상 긴장했고, 책이나 시집에서 멋 들러지는 문장을 골라내 잘 깎은 연필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편지가 잘 도착했을까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연애편지가 이때 탄생한 거죠. 시시각각 보낼 수 있는 카톡이 없어, 날 바래다준 그가 집에 무사히 잘 들어갔는지, 그녀는 뭐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더욱 애틋하기만 합니다.
현재에는 어떻게 처음 만날까?
7080시대에서 강산이 3번 정도 바뀐 지금, 패션은 복고로 돌아갈지 몰라도 연애 스타일이나 첫 만남은 분위기부터가 달라졌습니다. 깊이는 가벼워지되, 속도는 빨라졌죠. ‘썸’이라는 단어도, ‘환승’이란 단어도 생기고 게다가 ‘헌팅’도 생겼어요. 그렇다면 현재에는 첫 만남을 어떻게 가지고 있을까요?
-우연히
길다가 우연히 이성을 마주쳤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더는 손수건을 떨어뜨리지도, 벨을 눌러 자신이 내릴 정류장을 알리지도 않습니다. 다가가 마음에 든다며 바로 번호를 물어보죠. 아예 대놓고 이성과의 만남을 위한 헌팅술집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일행 수가 맞고 상대가 마음에 든다면 술 한잔 얻어먹자며 합석을 얘기하죠. 까인다면? 쿨하게 떠나 또 다른 테이블을 찾아 나서면 됩니다. 같이 술 마시면서 상대가 마음에 든다면 번호를 주고받으면 되니, 옛날과 달리 요즘은 굉장히 거침없는 것 같습니다.
-과팅
과거에 단체미팅이었다면 요즘엔 과팅이라고도 하죠. 같은 대학교 과끼리 또는 다른 대학교끼리 서로 만나는데, 옛날엔 다방에서 했다면 요즘엔 바로 술집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술 한잔 마시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왁자지껄한 술 게임으로 친밀해지는 거죠. 만약 벌칙에 걸렸다면 주변에서 흑기사니 러브샷이니 하며 핑크 핑크한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특히 흑기사를 자처해 그녀 대신 술을 마셔주고, 그 소원으로 연락처를 자연스럽게 물어보기도 하고, 끝나면 옛날처럼 집 주소가 아닌 연락처를 물어요. 굉장히 간편하면서 쉽게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클럽
옛날엔 고고장이었다면 요즘엔 클럽이겠죠? 물론 복고 감성 주점이라 해서 댄스-블루스-댄스-블루스 형식의 고고장처럼 운영하는 곳이 점점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클럽을 따라갈 만한 유흥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절로 리듬 타게 하는 음악이 쉴새 없이 흘러나오고, 조명도 어두우니 그곳의 모든 여자는 예쁘고 모든 남자는 잘생겨 보이는 건 당연지사! 고고장과 달리 신체접촉도 매우 자유로워서 같이 춤추다가 눈 맞는 경우도 아주 많죠. 하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가볍게 만나는 만큼 대부분 깊은 연애까지는 하기 힘들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디지털
앞서 몇 날 며칠이 걸리는 러브레터를 통해 남녀가 만났다면 요즘엔 내 주위에 있는 사람 위주로, 상대의 얼굴과 조건이 바로 뜨는 ‘소개팅 어플’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신원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매우 큰 단점이 있지만, 주위에 이성이 없어 늘 고픈 이들에게는 소개팅 어플만큼 오아시스는 없죠.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사진과 간단한 이력으로 걸러(?)낼 수 있어 부담 없고, 마음에 들면 바로 연락할 수 있으니 이보다 간편할 수 있을까요? 아마 소개팅 어플이야말로 현대의 첫 만남을 잘 드러내 주는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알아본 과거의 첫 만남과 현재의 첫 만남! 장소와 디테일이 바뀌었을 뿐 아예 다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역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네요. 또 다음 미래에는 과연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첫 만남이 이뤄질지 궁금해집니다. 돌이켜보면 첫눈에 반하지 않고서야 그 사람과 사귀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렇다면 오랜만에 여러분이 지금 만나고 있는 분과 첫 만남이 어땠는지 한번 떠올려보는 건 어떠세요? 순수했던 그때로 말이죠. :)
'YOLO LIFE > 연애백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 연애 주도권, 과연 중요할까? (12) | 2017.03.21 |
---|---|
[연애] 곧 100일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0) | 2017.03.14 |
[연애] 무조건 성공한다는 소개팅 법칙 (0) | 2017.02.28 |
[연애] 썸일까요? 아닐까요? (0) | 2017.02.21 |
[연애]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남녀 간의 우정은 존재할까? (0) | 2017.02.14 |